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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위기상황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내수,수출부진에다 노사분규, 부품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 등으로 사상 유례없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5위였던 자동차 생산국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향후 4∼5년간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들어 7월까지 내수판매(42만 8천 9백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6%나 격감했다. 수출은 내수에 비해 사정이 조금 낫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98년 1∼7월 수출실적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4% 줄어든 71만 3천 9백대이다. 금액으로는 44억 5천 5백만달러로 환율상승 등의 영향으로 무려 20.8% 감소했다.
연초 자동차협회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올해 연간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12.4% 증가한 1백 4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1백 35만대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것마저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급격한 내수위축으로 완성차 업체의 가동율(평균 43%) 하락은 부품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다. 1997년 7월 기아사태 이후 1998년 8월 말까지 부도가 난 1차 납품업체는 1백 89개에 이른다.
특히 2천여만대의 생산시설이 남아돌고 있는 세계 자동차시장은 앞으로도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아시아, 러시아 등의 경제위기로 신흥 자동차 소비시장도 크게 위축돼 수출도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자동차의 최대 강점인 가격경쟁력이 80년대말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졌고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노력은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연구조사기관인 IMVP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1대당 조립시간은 29.6시간(94년 기준)으로 일본(14.7시간)의 두배가 넘는다. 반면 매출액 대비 노동비용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13.3%(96년 기준)로 일본(6.3%)의 두배를 넘는다.
뒤떨어진 품질, 기술력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미국의 품질조사기관인 JD 파워가 미국내 자동차 판매업체 3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함수(신차 1백대당 3개월간 기준)에서 현대가 1백 25개로 84위, 기아는 2백 75개로 최하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신차 개발기간(개념 설정에서부터 양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52개월, 미국은 48개월, 일본은 36개월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기호변화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뒤지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1999년 7월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해제되면 일본산 자동차가 국내에 상륙, 그나마 줄어든 내수시장마저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시장개방이 이루어지면 일본산 자동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협회 조사부 관계자는 "국내업체는 70%정도의 가동율을 유지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구조여서 국내업체들의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며, 수요위축-생산감소-투자축소-경쟁력 약화-수요감소의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 대책
가동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급선무지만 내수시장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수출을 갑자기 늘릴 능력도 없어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기아문제를 신속히 처리하고 업체마다 인원, 설비를 최대한 효율화함으로써 현 구조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남대 현영석 교수는 "기아 처리를 포함한 자동차 구고조정 문제가 빨리 마무리 되어야 업체마다 내부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며, 떨어진 가동율에 맞춰 인력, 설비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아경제연구소의 박원장 이사는 "미국, 일본업계가 90년대 들어 생산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은 협력적 노사관계의 도입이 바탕이 되었다."며 원만한 노사관계의 확립을 강조했다. 한국산업연구원(KIET) 송병준 자본재산업 실장은 "고비용, 저효율 규조를 벗어나기 위해 단기적으로 경비절감에 나서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품질개선과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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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