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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산업에서 부품공급관행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수요자와 공급자 관계는 거래관계 측면에서 볼때 기업간 협력이 제품개발에서부터 제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걸쳐서 이루어지지 않고 주로 제품제조과정에 국한되고 있다(홍장표, 1995). 이러한 환경에서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시급한 생산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부품협력업체는 물론 완성차 제조업체도 생산성과 향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강종열, 1994).
자동차산업에서 모든 부품들이 적시에 낮은 가격과 적정품질로 조달되어 조립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완성차 제조업체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현영석, 1991). 이러한 부품의 적시구매 및 공급뿐만 아니라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 정보통신기술의 사용은 생산성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Katz and Carl, 1985 ; Gilroy, 1994). 또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 기술협력관계나 교섭관계 등의 상호 협력관계는 상호 생산성과 향상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Aoki, 1988 ; Coriat and Panser, 1991 ; Koichi, 1992).
자동차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가 어떠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는 전략적으로 결정해야만 한다.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의 공급관계의 형태에 따라 두 조직의 생산성과는 다르게 나타난다(강종열, 1994 ; 홍장표, 1995).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통해 과거의 전통적 공급관행과 최근의 공급관행들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10개의 자동차산업의 주요 공급관행들이 부품협력업체의 생산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규명되었다.
⑴ 전통적 공급관행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입찰에 의한 전통적인 공급관행은 낮은 단가와 빈번한 공급자의 교체로 인해 부품협력업체가 기술을 축적할 기회가 적으며, 제품개발에 있어 수요기업이나 해외제휴선으로부터 제공되는 설계도에만 의존하고 있어 단가교섭이나 성과배분에 있어서 완성차 제조업체의 부담을 부품협력업체에 분산시키는 폐단이 있어 왔다(홍장표, 1995). 이러한 환경에서는 협력성과의 공유보다는 부품협력업체에게 완성차 제조업체의 위험과 원가부담을 전가하여 부품협력업체의 기술개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왔다(Coriat and Panser, 1991).
한국 자동차산업의 수요자와 공급자 관계는 거래관계측면에서 볼 때 기업간 협력이 제품개발에서부터 제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하나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사이의 관계는 주로 제품제조과정에 국한되어 있다. 또한 많은 부품협력업체들은 완성차 제조업체나 해외제휴선으로부터 제공되는 설계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되는 부품 중 협력성과가 적은 대여도부품(貸與圖部品)이 다수를 차지하고 협력의 성과가 큰 승인도부품(承認圖部品)의 비중은 매우 적다. 이로 인해 완성차 제조업체는 부품협력업체들보다 강력한 교섭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부품협력업체는 제조영역을 중심으로 생산분업의 수준이 초보적 수준의 관계특유기술(대량생산단계에서 납기를 준수하면서 소정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X3 타입의 기술) 이외는 별다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정명기, 1991). 즉 피라미드형 하청분업시스템의 최상층에 위치한 완성차 제조업체의 위험이나 원가부담의 분산행위는 하청단계를 통해 부품협력업체들 사이에 연쇄적 부담을 초래하며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의 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기업성과배분에 참여하지 못한 부품협력업체들은 기술협력의 이익이 적어 기술협력과 기술개발 등에 소극적이 되므로 전통적 공급관계에서 부품협력업체의 기술개발 및 생산성과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⑵ 적시구매 및 공급관계
자동차산업의 전통적인 공급관행에서 나타난 많은 폐단들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산업에서 필요한 부품의 필요한 양만을 적시에 공급시켜 완성업체의 필요 없는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적시구매 및 공급(Just-in-Time purchase and supply) 방법이 도요다 자동차회사로부터 시작되어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물론 한국의 자동차회사들도 이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상장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적시구매와 공급이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항상 바람직한 생산성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Chang and Lee, 1995, 1996). 그러나 적시구매 및 공급은 부품의 적시공급은 물론이고 차질없는 고품질의 부품공급을 의미하고 있어 부품협력업체의 공장은 완성차 제조업체의 작업장소로 까지 간주되고 있다(Manoocheri, 1984；Lee and Ansari, 1985；Suzaki, 1987). 그러므로 적시공급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의 상호 보완적 협력관계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협력관계에서는 완성차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부품협력업체에서도 적시생산을 하기 때문에 납품건당 부품의 양을 줄임과 동시에 납품빈도를 증가시켜 적시공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필요한 양만의 부품공급을 통하여 재고가 감소되어 재고관리비를 비롯한 생산에 관련된 제반 비용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한 생산과정의 개선과 합리화가 가능해진다.
⑶ 정보의 공유
수요업체와 협력업체간 정보의 공유는 자동차부품의 구매 및 공급관행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공급관행에서 필수적이다. 최근 연구에서 Kekre, Sninivasan, and Mukhopadhvav(1994)는 크라이슬러 자동차와 거래하는 부품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하여 부품공급에 관한 제반 정보를 공유할 때 부품협력업체의 납품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즉 부품협력업체가 완성차 제조업체와 적시구매 및 공급일정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업체와 통합된 정보체계를 운영하며, 정보화된 다른 업체와의 거래가 많을수록 적시·적량·적소의 제품성과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부품협력업체가 완성차 제조업체로부터 생산일정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 부품협력업체의 생산계획 및 일정을 좀 더 안정시킬 수 있어 부품공급의 성과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부품업체와 완성업체의 정보공유가 납품성과를 높인다는 이들의 연구결과는 향후 부품업체의 생산일정과 납품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일본 자동차산업의 경우 부품협력업체들은 원가 및 생산기술 등에 관한 그들의 고유정보의 상당부분을 완성차 제조업체와 공유하여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 방안을 찾아내고 있다. 이러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들간 상호 정보공유가 가능한 것은 합리적인 기본틀을 통해 가격, 원가 및 이윤결정을 하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현영석, 1991). 일본 자동차산업은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에서도 부품의 공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모든 완성차 제조업체에 공동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부품개발을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업체간 부품개발에 관한 정보공유 및 부품협력업체간 정보공유는 물론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 정보공유도 필수적이다. 강종열(1994)에 의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들간 정보공유는 부품협력업체의 생산성향상과 품질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보공유는 부품의 공급조달체계 뿐만 아니라 부품개발비 등의 원가절감 및 생산성과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위의 선행연구들은 주장한다.
⑷ 정보기술 이용
정보시스템의 개발이전 기업활동의 모든 업무처리는 서류와 문서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정보시스템의 발달로 인해 기업내부활동에 관련된 업무처리 뿐만 아니라 기업간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서류처리 과정도 정보시스템화 되어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의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업무처리를 신속하게 처리해야만 공급리드타임과 생산리드타임 등이 단축되고, 완성차 제조업체의 생산시스템의 안정성, 효율성, 유연성 등이 향상된다(Katz and Carl, 1985). 완성차 제조업체의 정보시스템의 향상은 부품협력업체 생산계획수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위해서는 부품협력업체도 부품공급관계에 관련된 업무의 정보기술화가 필수적이다.
기업의 거래활동에 있어서 정보시스템이 구축되는 과정은 종이와 서류에 의한 거래처리과정이 디지털(digital) 정보교환이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온라인 시스템 거래처리로 이어지고 있다(Gilroy, 1994). 특히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는 완성차 제조업체간 판매경쟁이 치열하여 부품협력업체와 완성차 제조업체간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요구되고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 거래관계 데이터통신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러한 예로 일본의 혼다기업은 데이터통신의 도입 초기에 주요한 거래선 약 70사로부터 생산 계획 작성기간의 4∼6일분의 단축, 리드타임의 평균 2일분의 단축, 또 1∼3일분의 재고삭감이라는 효과를 달성하였다(中桓昇, 1991).
⑸ 부품협력업체의 교섭력
교섭력은 전통적으로 하나의 조직이 다른 조직의 의사결정변수에 영향을 미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어 왔다(El-Ansari and Stern, 1972 ; Fraizer and Summers, 1984, 1986).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더 나은 마케팅과 구매전략의 시행을 위해 상호 관계에서 통제력을 획득하고자 하며, 교섭력 우위를 가진 기업은 교섭력의 사용에 의해 그들의 조건에 맞는 기업들을 선택할 기회를 찾는다.
한국의 완성차 제조업체는 교섭력이 약한 부품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교섭력 불균형 현상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의 관계에서 대부분의 부품협력업체들은 그들의 요구조건을 협상하는데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으며, 완성차 제조업체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되는 비율(81.6%)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중소기업협동중앙회, 1992. 9). 제조영역을 중심으로 한 부품협력업체와 완성차 제조업체의 관계에서 대개의 부품협력업체들은 초보적 수준의 기술 이외는 별다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과정에 있어서도 완성차 제조업체로부터 제공되는 설계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대개의 부품협력업체들은 생산분업에 있어 완성차 제조업체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 거래조건 결정에 있어서도 부품협력업체들은 소극적인 태도로 교섭을 벌일 수 밖에 없다.
Aoki(1988)에 의하면 이러한 이유 때문에 거래조건 교섭이나 성과배분방식에서도 완성차 제조업체의 부담을 부품협력업체에 분산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부품협력업체가 달성한 성과에 완성차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거래관행이 남아 있으므로 상호 협력을 통해 창출된 추가이익을 거래쌍방이 공유하는 관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한다. Coriat and Panser(1991)에 의하면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교섭단계에서 협력성과의 공유보다는 위험분산이나 부담전가를 위주로 하는 거래조건 교섭은 기업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기술개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⑹ 기술협력관계
부품거래에서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가 공동참여하는 제품개발방식이 거래의 효율성과 부품협력업체들의 교섭력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 자동차산업에서는 부품설계기술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부품의 공동개발이 부진함에 따라 부품협력업체들이 부품개발에 관련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적었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이로 인해 거래쌍방사이에 이루어지는 협력의 성과는 많지 않을 것이고, 부품협력업체들의 교섭력도 취약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특징들에 주목하여 한국 자동차산업 부품협력업체들의 기술개발유형을 알아보면 <표 1>, <표 2>와 같다.
<표 1>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의 기술개발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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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발 유 형 |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의 기술협력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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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개발형 |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가 제품을 공동개발하는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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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 개발형 |
완성차 제조업체의 기술지도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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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개발형 |
완성차 제조업체의 기술지도 없이 부품협력업체가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
<표 1>과 같이 공동개발형과 의존개발형은 제품개발에 완성차 제조업체의 규모가 크든 작든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둘다 고객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해당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동개발형은 殘沼萬里(1989)가 말하는 관계특유기술 중 모든 형태의 기술습득이 가능하지만, 의존개발형은 기술협력성과가 적은 대여도(貸與圖)업체에 각각 대응될 수 있다. 한편 독자개발형은 제품개발이 완성차 제조업체와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일반 외주업체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협력업체 중 상당수가 국내 자동차회사와는 기술협력이 없으며 해외의 기술제휴선으로부터 설계기술을 의존하고 있으므로 이 유형에는 독자적인 제품개발능력의 보유측면에서 대여도업체와 사실상 다르지 않는 부품협력업체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홍장표, 1995).
<표 2> 기술개발유형별 부품협력업체들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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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포
협력유형 |
300인 이상 (14.9%) |
100-299인 (36.6%) |
50-99인 (31.7%) |
50인 미만 (16.8%) |
소계 |
개발형의 비율(100%) |
| 공동개발형 |
26.7% |
40.0% |
26.6% |
6.7% |
100% |
15.0% |
| 의존개발형 |
12.2% |
39.1% |
34.1% |
14.6% |
100% |
40.5% |
| 독자개발형 |
13.3% |
33.3% |
31.2% |
22.2% |
100% |
44.5% |
자료 : 홍장표, "한국 하청계열하의 구조적 특질에 관한 연구,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국중소기업학회지, 제17권 1호, 1995, p.532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우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약 85%의 부품협력업체들이 완성차 제조업체와 상호 기술협력성과가 적은 의존개발형(40.5%)과 상당수가 해외 기술제휴선으로부터 설계기술을 의존받는 독자개발형(44.5%)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⑺ 신뢰와 협력구축
자동차 산업은 다양한 기술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많은 수의 부품들의 조립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므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들간 긴밀한 협력관계의 형성 및 유지는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① 수요자에 대한 신뢰
거래에서 신뢰관계는 기회주의적 행동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거나 방지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상호신뢰의 형성으로 기회주의의 위험제거에 필요한 지출이 절약되고 교섭이 신속·용이해지며 협정의 효율성이 향상된다. 거래관계에 대한 신뢰는 주로 거래상의 경험과 상대에 대한 지식에 의거하여 긴 과정을 거쳐 거래관계와 함께 조금씩 성장한다.
일본 기업의 경쟁력은 단일 기업의 역량보다는 대기업과 그들의 협력업체와의 총체적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은 부품협력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도요다와 같은 기업은 부품협력업체에 대하여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부품협력업체가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 자금을 저리로 대여하거나, 부품협력업체에 출자형식으로 자금지원을 하기도 하고 부품협력업체들의 품질관리, 시간절감, 원가절감, JIT 재고관리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으로 공급자는 수요자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자인 부품협력업체들은 그들의 완성차 제조업체인 도요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안정된 생산성과 및 경쟁력을 누릴 수 있다(淃徹雄, 1991).
② 공급자에 대한 신뢰
자동차산업에서 공급자에 대한 신뢰는 부품협력업체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제품주기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설계, 설비 및 부품제조의 모든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요자는 단지 개념들과 외양 및 크기만을 제시하고 나머지 설계와 개발은 전적으로 공급업자에 위임한다는 것이다(Koichi, 1992).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은 신차 개발시 자동차 부품개발경쟁을 통해서 부품협력업체를 선정하며 목표가격과 질을 지적함으로써 그들에게 신형부품의 개발을 위임한다. 이를 통해 신차 개발에 평균 3.5년을 소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유럽이나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전통적으로 완성차 제조업체의 개발부서가 대부분의 부품들의 설계·개발을 책임지면서 약 4∼5년을 소모하고 있다고 한다(Koichi, 1992). 따라서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은 약 1년이라는 시간상의 전략적 이익을 보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모기업에서도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지원을 강화하여야 한다. 제품개발방식을 종래의 단품별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별 개발방식으로 변경하여 부품협력업체의 설계능력을 제고시키고, 게스트 엔지니어링(guest engineering) 제도 등을 실시하여 부품협력업체의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예를 들어 크라이슬러가 개발한 네온은 넓은 의미의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의 확대이다. 제품의 개발단계에서부터 부품협력업체의 직원을 게스트 엔지니어로 참여시켜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부품협력업체의 기술수준을 높여 완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로 고안된 것이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이다. 제품수명 단축추세와 소비자의 다양화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겠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춘 대응방안인 것이다(박홍신, 1994). 게스트 엔지니어링의 성공은 공급자에 대한 신뢰와 정보화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③ 상호협력 분위기
부품협력업체들의 거래현황을 보면 1개의 완성차 제조업체와 전속거래를 하고 있는 업체의 비중이 60% 이상인 반면, 2개 이상의 완성차 제조업체와 복수거래하는 업체의 비중은 40%에도 미달하고 있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이는 부품협력업체들과 완성차 제조업체간의 거래관계가 수평적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지 못하고 특정 완성차 제조업체와 수직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1992)의 조사에 의하면 부품협력업체들이 납품단가를 결정할 때 완성차 제조업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되는 비율이 81.6%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부품협력업체와 완성차 제조업체간의 거래관계가 상호 협력관계가 아닌 불평등하고 수직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완성차 제조업체가 부품협력업체를 원가절감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품협력업체들은 자사의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부품산업은 그 특성상 완성차 제조업체와 연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완성차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따라서 완성차 제조업체는 부품협력업체들을 전문업체로 육성시키고 각종 지원을 통해 부품거래관계도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시켜야 한다. 또한 부품협력업체들은 자사의 분야를 전문화시켜 고품질의 부품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만 한다.
⑻ 자본계열화
자동차 조립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을 완성차 제조업체가 직접 생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가 대부분 상호 보완적인 계열화 생산체제를 구축하여 거래관계를 가짐으로써 생산비용의 절감과 규모의 경제 등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나라 하청계열화의 특징에 대한 연구에는 단층적 구조에 가까운 우리나라 분업형태에 관한 연구(유승민, 1994)와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서 계열화로 인하여 수요자와 공급자가 같이 향유할 수 있는 이익에 관한 연구(임종원, 1994) 등만이 있을 뿐이어서 향후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계열화체제는 외형적으로 완성차 제조업체를 정점으로 하여 수직적 계열화체제를 이루고 있다. 완성차 제조업체와 1차 협력업체간 하청분업관계는 비교적 체계적으로 확립되어 있는데 비하여 2차 이후 협력업체간 계열화는 거의 발달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독자적인 부품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완성업체와 부품협력업체를 연결시켜 주는 중간부품협력업체의 존재가 매우 취약하여 일본과 같은 중층적인 분업관계가 형성되고 있지 못하다(기업은행, 1993).
⑼ 거래집중도
Kekre, Sninivasan, and Mukhopadhvav(1994)의 연구에 의하면 납품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부품에 관련된 특성으로는 ① 부품의 종류, ② 부품업체가 거래하는 완성차 제조업체의 수를 들고 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납품하는 부품종류가 많고 납품업체가 납품하는 업체수가 많을수록 납품과정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납품성과가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시구매와 공급관계에서는 될 수 있는 한 공급자의 수를 1∼2개로 하여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수립하여야 수요자 및 공급자 모두 생산성 및 품질의 향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표 3> 한국 자동차산업의 완성차 제조업체의 부품협력업체 수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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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체 명 |
1차 협력업체 수 |
2차 협력업체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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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 자 동 차
기 아 자 동 차
대 우 자 동 차
아시아 자 동 차
쌍 용 자 동 차
대 우 조 선
현 대 정 공 |
468
293
277
378
340
176
147 |
2,000
1,800
1,500
1,000
1,000
500
500 |
|
계 |
2,078(1,150) |
8,300(5,000) |
주 : ( ) 내는 실업체수임
자료 : 상공자원부, 자동차산업의 안정적 부품공급방안, 1993.
<표 3>에 의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완성차 제조업체의 1차 부품협력업체의 수가 너무 많아서 공급기업에 대한 완성차 제조업체의 자금 및 기술지원을 집중시키기가 곤란하다. 즉 생산규모가 한국의 10배에 달하는 일본의 경우도 평균 1차 협력업체의 수가 160∼307개사 정도에 불과하나 한국의 경우 3대 자동차회사를 기준으로 하여 277∼468개사로 약 1.5배정도 많은 실정이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 상공자원부, 1993). 국내업체들이 관리하는 1차 협력업체가 많은 이유는 부품협력업체들이 영세하고 기술수준이 낮아 완성차 제조업체가 직접 중간부품조립까지 담당하는 단층구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1차 협력업체의 수를 대폭 감소시키고 대신 업체당 기술 및 자금지원을 확대하여 협력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완성차 제조업체나 부품협력업체 모두에게 경쟁력을 제공하게 된다(기업은행, 1993).
2. 부품협력업체의 생산성과
과거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부품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 기준은 부품협력업체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완제품 사이클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설계, 설비 및 부품제조 등의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화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업체는 각각의 생산라인에 이러한 시스템화 능력을 갖춘 소수의 부품협력업체들만을 거래관계에 참여시킴으로써 공급업체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고, 부품의 설계와 개발 등을 선도적인 부품협력업체에게 위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으며, 보다 높은 생산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Koichi, 1992).
완성차 제조업체는 시스템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산합리화 정책을 추구할 수 있는 부품협력업체들 중에서 공급업체를 선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대부분의 부품협력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개발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기업 및 해외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부품의 경쟁력 결정요소 중에서 제품 및 기술개발력과 같은 시스템화 능력의 중요성이 증가됨에 따라 부품의 품질향상을 통한 원가인하와 신제품 개발능력의 제고가 부품협력업체들의 현안문제로 제기되고 있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1991. 8).
그러므로 부품협력업체들은 제품 및 기술개발능력을 향상시켜 높은 수준의 전문적 부품생산능력을 보유해야만 한다. 또한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에 공급되는 부품의 품질향상과 재고감소 및 생산라인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협력업체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요구된다. 나아가 부품의 품질향상과 원가인하를 위해서는 부품협력업체의 생산과정 합리화와 관리활동의 원활화를 위한 완성차 제조업체의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지원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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