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중과 재벌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들이 그 동안 축적해 온 자본·기술·지식을 바탕으로 국내산업의 격쟁력은 물론이고 국제화전략으로 세계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대규모화는 필수적이라 보여진다. 반면에 대기업들이 막강한 경제력 바탕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경쟁을 제한하며, 소비자 위주보다는 기업이익을 최대화하는데 주력하는 것에 대하여는 많은 비판이 쏟아진다. 대체로 기업집중을 도모하는 주요 목적으로는 기업상호간 경쟁을 피하여 높은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카르텔이나 프러스트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다음으로 생산기술상의 합리화에 의하여 생산비를 절감하거나 원료의 확보 및 판매에서도 이점을 누리기 위하여 목적으로 기업을 결합하는 재벌기업이다.

우리 사회에서의 기업집중은 주로 재벌과 관련되는데, 현재 우리는 생필품에서 시작하여 승용차나 TV는 물론이고 일자리에서 잠자리까지 온통 재벌기업과 연관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재벌의 재념은 여러가지로 나타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벌이란 기업소유자 또는 그 가족 및 혈족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재벌의 형성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먼저 해방이후 1950년애에는 정부가 일제의 귀속재산 불하, 국영기업체 및 보유재산의 불하, 원자재 수입권과 외한 배정, 특혜융자 등을 실시하여 초기 기업자본을 형성하는데 기밭이 되었다. 1960년대는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에 따라 적극적인 차관도입, 수입대체산업 육성 및 수출 Drive정책에 의한 금융 조세지원, 월남전으로 인한 특수 경기 등으로 신진, 현대, 한진 등이 10대 재벌로 부상하였다.

1970년대 들어서 정부는 3선개헌과 유신개헌으로 정치적인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하여 경제성장의 가속화를 통한 양적 성장에 주력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재벌들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방안에 경쟁적으로 참여하여 10대 재벌의 경우 전체 제조업 중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72년 70.6%에서 '79년에는 84.7%로 높아졌다. 특히 1972년 8월 3일 정부는 기업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특별토치(소위 '8.3 조치'의 주요내용은 비공식 자금시장에서 조달된 차입금의 경우 3년거치 5년상환에 매달 1.35% 이자 지불로 계약조건을 변경시키고, 장기간 높은 이자의 은행대부금은 3년거치 5년상환으로 연리 8%의 장기대부로 대체히주는 동시에 은행의 일반대출 이자율을 2% 낮추어주는 것이다.)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부채의존도가 80%에 달했던 재벌들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또 정부는 1975년 수출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주요 재벌을 중심으로 종합무역상사의 설립을 유도하였다.

'80년대 이후 정부에서는 성장일변도 정책에서 안정위주의 균형성장정책으로 전환하여 불가안정과 독과점 규제 및 중소기업보호에 주력사는 방향전환을 시도하였다. 1980년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발족하여 특히 재벌의 反경쟁적 행위와 불공정한 기업의 인수 및 합병(M&A)을 방지하고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기 위하여 대기업 상호 출자금지, 출자총액제한, 가격담합 규제 등에 관하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 또 1986년부터 정부는 재벌이 주로 장악하고 있던 국내시장의 독과점 산업을 중심으로 수입자유화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시장개방에 대한 대외압력에 대응하고 공정한 자유시장 경쟁원리를 도입함으로써 재벌의 경영체질 개선의 노력과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만족을 어느 정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95년 대규모 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의하면 30대 재벌의 내부지분율(전체 자본금 중 소유쥬와 친인척임원 비영리법인 및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지분)은 '94년 42.7%에서 '95년에는 43.4%로 증가되어 재벌기업의 가족경영체제와 탈법적 승계가능성이 고조되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30대 그룹의 계열기업 수는 '95년에 평균 20.8새사가 올해는 22.3개사)로 소유의 집중화는 증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재벌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팩토링(factoring)금융, 유선방송, 정보통신업 등을 포함하면, 이들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실질적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