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99년 국내기업 경영분석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1.7%였다.
1,000원어치를 팔아 고작 17원을 남겼다는 얘기이다. 98년의 적자보다는 그래도 나아진 것이다.
IMF 체제의 빠른 극복과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보잘 것이 없었던 것이었다.
국내 산업계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문제는 기술력의 빈곤이라고 할 수 있다.
원천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응용기술이나 기술적 노하우에서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우리 나라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이다.
자재나 원재료는 돈을 지불하고 수입해오면 되지만 자본재나 기술은 돈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니 선진국의 눈치나 보고 그들의 좋은 일 시키는 형국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99년 국내기업의 기술무역수지 적자폭이 전년도보다 10.9% 늘어난 24억9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국내기업의 기술도입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술수출액은 1억9300만 달러에 불과한데 비해 기술도입액은 26억8500만
달러를 기록, 기술도입에 대한 기술수출비중이 7.2%에 불과했다. 99년 미국에서의 기술도입액은 98년 13억3000만 달러보다
21.8% 증가한 16억2000천만 달러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5억500만 달러로 1.2%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15.9%, 35.4%씩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분야가 14억9000천만 달러로 전체 기술도입액의
55.5%를 차지했으며, 이어 기계분야가 5억500만 달러로 18.8%를 기록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의하면 기술도입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CDMA, 정보통신용 SW, 승용차용 디젤엔진 등 상대적으로
원천기술 확보가 취약한 첨단기술분야의 기술도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수지개선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대외 기술의존도가 심한 부품, 소재분야 기술의 국산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에서 우리 나라가 강국이라고 하지만 내실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반도체의 경우 설비와 주요 핵심기술은
모두 수입해야 하고 메모리 분야가 아닌 비메모리 분야에선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조선 역시 부가가치가 높은
부속장비들을 수입해 들여와야 한다고 한다. 최근 방한한 도요다 자동차 회장도 국내 자동차업계의 문제점을 엔진 및 오토 트랜스미션 등을
비롯한 첨단기술 개발력이 한참 뒤쳐져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과 같은 나라가 왜 그런 기술력이 부족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이 들고 다닌다는 휴대전화만 해도 핵심 원천기술은 미국에, 주요부품과 배터리는 일본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니
수출과 내수가 늘어날수록 미국과 일본만 실속을 챙기게 된다. 휴대전화 20억달러어치 수출하려고 15억 달러어치 부품을 수입해야 한다.
그외로 기술 로열티까지 물고 있으니 가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내 휴대전화 업계들의 행태이다.
이런 형편에도 휴대전화의 수요와 보급은 갈수록 늘어나고 멀쩡한 중고 휴대전화가 한해 수백만대씩 버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커와 통신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모양만 바꾼 새 기종을 쏟아내고 있으며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나이 어린
청소년들은 휴대폰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듯 이를 마구 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S 휴대전화의 광고를 보면 결혼식을 앞둔 신부 앞에서 휴대전화를 펴보일 때 환한 빛이 발산되는 식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광고자체만을 두고 뭐라 할 수 없으나 휴대전화가 한사람의 개성을 창출하고 멋을 표현할 수 있다는 듯 판매만을 위한 광고를 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국가적 자원낭비를 부추기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이 든다.
참고자료 : 조선일보
핵심기술력 부재국 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