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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설계기술과 집적 및 공정처리기술이 없으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발과 생산은 꿈조차 꿀 수 없다. 같은 반도체라도 장치산업의 성격이 강한 메모리와는 자본 규모와 기술면에서 판이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전쟁은 지난 15년간의 아성을 지키려는 인텔사의 펜티엄 칩과, IBM-모토롤라 -애플 동맹이 공동개발한 파워PC 칩, 디지털 이큅먼트(DEC)사의 알파 칩, 실리콘그래픽스의 R4000 칩, 선 마이크로시스템의 슈퍼 스팍 칩 등 만만찮은 제3세력과, AMD사와 사이릭스사 등의 호환칩 제조회사들이 가세하고 있다.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최첨단 칩을 앞세운 전쟁이다. IBM 호환 PC에서 널리 쓰이는 칩으로 유명한 인텔은 펜티엄으로 개인용 컴퓨터는 물론 중대형컴퓨터에 들어가는 칩까지 독식하려 하고 있다.
AMD-인텔 CPU 선점 쟁탈전
CPU시장을 둘러싸고 인텔과 AMD사간에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경쟁에서 열세에 놓여있던 AMD사가 1997년 4월 6세대급 K6 칩을 발표하자 인텔 역시 4월 8일 펜티엄Ⅱ칩을 전격 공개, 선점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텔이 신제품 칩을 개발하면 AMD는 6개월∼1 년 정도지나 동급 제품을 내놓았으나 거의 동시에 신제품 칩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AMD사가 발표한 K6 칩은 사실상 인텔의 MMX기능 탑재 펜티엄(586급)에 상응하는 제품으로 성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25% 싸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크나큰 주목을 끌었다.
가격면에서 1천개 물량 기준시 K6－233MHz 프로세서가 개당 469달러인 반면 펜티엄Ⅱ－233MHz는 756달러로, 양 제품은 무려 287달러(약23만원)의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 펜티엄Ⅱ는 펜티엄 프로(686급)와 MMX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 향상기술을 결합한 칩으로 K6보다는 한단계 진보된 기술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볼때 양측의 시장 우위경쟁을 한마디로 단정짓기는 쉽지않다.
가격인하 전쟁과 AMD의 애슬론
15년간 권좌를 누려온 CPU업계의 철옹성 인텔이 경쟁사 AMD의 비밀병기 `애슬론'이란 강적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인텔이 AMD 등을 겨냥해 개발한 저가용 CPU가 셀러론 CPU이다.
그러나 AMD가 K6을 인텔의 펜티엄 칩과 동시에 출시하면서 더이상 인텔의 후발업체라는 이미지를 줄였다면 애슬론은 더이상 값싼 CPU라는 이미지를 벗고 인텔의 펜티엄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진 CPU라는 이미지를 AMD에 안겨준 CPU이다.
국내에서도 벤치마크(www.benchmark.co.kr)사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1200명의 PC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가장 갖고 싶은 CPU'는 `인텔 펜티엄Ⅲ'(31%)가 아닌 바로 `AMD 애슬론'(51%)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PC 사용자중 95%는 인텔 CPU를 쓰고 있는 실정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애슬론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단면이다.
사용자들의 심리적인 애슬론 지원도 AMD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PC사용자가 지금까지 인텔 제품만 써왔기 때문에 좀더 색다른 CPU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용자들의 애슬론 사랑은 시장상황을 볼 때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판매량에서는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펜티엄Ⅲ와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애슬론의 시장 점유율 상승은 시간 문제란 것이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이다.
이러한 움직이과 함께 인텔은 1999년 8월 23일 데스크탑 PC용 CPU의 가격을 인하한지 불과 20일만인 9월 12일 다시 펜티엄Ⅲ CPU의가격을 최고 13%, 셀러론 CPU의 가격을 15%까지 각각 인하했다.
홍보책임자인 세드 워커씨는 『펜티엄급 제품의 생산라인이 아주 건실하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인하가 가능하다』며 『우리는 PC제조업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C메이커들이 고객에게 저가형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셀러론 500㎒ CPU를 기존 167달러에서 153달러로 8%, 466㎒를 114달러에서 99달러로 13%로 각각 인하하는 등 전체적으로 CPU 값을 인하했다.
한편 인텔측은 겉으로는 이번 가격인하 조치가 PC메이커들이 겨울방학을 대비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은 중.저가 PC메이커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AMD社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AMD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초 다시 자사의 데스크탑 컴퓨터용 CPU인 K6-2와 K6-Ⅲ의 가격을 최고 25%까지 인하했기 때문이다.
올들어 국내외 컴퓨터 업계가 저가 컴퓨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있는 가운데 컴퓨터 칩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들 2개사가 펼치는 가격인하 경쟁은 향후 컴퓨터 업계의 흐름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인텔과 AMD의 1GHz칩 개발
지금의 PC용 칩보다 20% 정도 빨라진 초고속 1기가헤르츠(GHz) 중앙처리장치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부터는 PC용 칩시장에 1GHz 붐이 일어날 전망이다.
미국 인텔사는 2000년 3월 9일(현지시각 8일) 현재 PC용 칩보다 15% 빠른 펜티엄Ⅲ 프로세서 1GHz를 출시, “1GHz 펜티엄Ⅲ칩이 내장된 PC를 HP, IBM, 델사가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수년간 ‘인텔 타도’를 외쳐온 AMD사도 이보다 이틀 앞서 1GHz칩 ‘애슬론’ 프로세서의 출시를 발표했다. 애슬론 프로세서를 장착한 컴팩, 게이트웨이의 데스크톱 PC도 다음주부터 미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7월 이후 1GHz칩이 등장할 전망이다.
인텔은 “1GHz칩은 기존 펜티엄칩에서 가장 빠른 800MHz칩보다 15% 정도 연산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즉 1MHz의 클럭 속도를 지닌 칩은 칩 내부에서 1초에 100만번의 연산을 수행하지만, 1GHz칩은 산술적으로 1MHz의 1000배의 처리 속도를 내기 때문에 컴퓨터의 성능이 빨라진다. 인텔은 “요즘 많이 이용하는 칩의 클럭 속도가 500MHz이므로 다른 외부 요인들을 제외할 때 데이터 처리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AMD 애슬론 프로세서의 경우도 1GHz칩을 사용할 경우, 기존 애슬론 800MHz 프로세서를 사용한 컴퓨터와 비교할 때 18% 정도의 속도 향상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프로세서가 좋아졌다고 컴퓨터의 성능이 정비례로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CPU의 성능을 좌우하는 다른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칩의 설계기술인 아키텍처, 캐시 메모리(임시 저장) 크기 등에 따라 컴퓨터의 성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위 업체인 인텔은 속도를 향상시킨 캐시 메모리 내장을 강점으로 든다. 인텔코리아측은 “고속전송 캐시 메모리 사용이 1GHz의 뛰어난 성능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라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프로세서는 캐시 메모리가 프로세서의 속도에 작동할 수 없는 오래된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MD는 설계기술(아키텍처)을 강점으로 든다. 그래픽 성능 등을 대폭 향상시킨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삼아 펜티엄Ⅲ보다 높은 기능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멀티미디어나 3차원 그래픽 구현에서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1000개 구입 때 기준으로 1GHz 새 프로세서의 개당 가격은 인텔의 경우 990달러, AMD의 경우 1299달러이다.
CPU 시장을 선점한 인텔과 이를 뒤쫓는 AMD의 전쟁은 고성능의 CPU의 개발과 함께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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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인텔 CPU시장 쟁탈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