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반의 '원투원 마케팅'
대량생산-대량소비시대 '끝'

'양장점에서 맞춘 듯 몸에 꼭 맞는 원피스를 입고, 독특한 스타일의 나만의 선글라스를 끼고...' 세상의 모든 기업들이 나만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누구든지 공주나 왕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7월5일자)는 "경제를 지배해왔던 대량생산-대중마케팅 시대는 갔다"고 선언했다.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를 거쳐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원투원(one-to-one) 마케팅'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고객 개개인 입에 맞게

'원투원' 세상에서는 청바지를 살 때 "허리 32인치, 키 178㎝" 라고 말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리바이스의 경우 '2가지 기본 모델에 10가지 재질, 5가지 다리 모양, 2가지 단추'를 제공하고 있다. 300가지 청바지 중에서 자신의 키와 허리에 맞는 청바지를 고르면 된다. 매장에 직접 나갈 필요도 없다. 인터넷을 통해 주문만 하면 된다.

귀여운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형을 사주려고 한다면 딸이 좋아하는 얼굴 색깔과 눈 색깔, 헤어스타일, 옷, 액세서리등을 고른 뒤 딸과 같은 이름을 붙여달라고 주문한다. 인형을 건네주며 "오직 너만을 위한 인형이란다."고 말하면 가슴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 옷이나 인형만 아니다. 리츠칼튼호텔의 CLASS 서비스에 등록하거나 한번만 묵으면 다시 말을 안해도 나만을 위한 서비스가 시작된다. 호텔을 찾을 때마다 "더블 베드에 공기가 잔뜩 들어간 베개"라는 식으로 얘기 할 필요가 없다.

90년대 중반부터 활성화

책을 살때도 마찬가지. 매 달 나오는 신간 서적중 '볼만한 책이 없나'하며 서점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com'은 과거의 서적 구입 행태를 분석,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책이 출간되면 수시로 이 메일을 띄운다. "이런 책이 나왔으니 한번 보십시오"하고. '맞춤 서비스'라고 부를 수 있는 원투원 마케팅은 90년대 중반이후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활성화됐다. 인터넷으로 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고객의 요구사항을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원투원의 미래'를 쓴 마르타 로저스는 "매스마케팅(대중마케팅) 시대에는 물건을 만든 뒤 고객을 개발한 뒤에 그에 맞는 물건을 만든다"거 말했다. 예를 들면 상품을 생산하기 전에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상품생산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식이다.

고객도 자본의 일부분

'지식사' 편집장 브리톤 모나스코는 "내부조직을 혁신하려던 상당수 기업들이 실패를 맛보았는데, 이는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투원이 관심을 끈 이유는 파워(힘)가 판매자에게서 구매자에게로 이동했기 때문. 소비자들이 물건의 질과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게 됐으니, 과거처럼 "물건을 사라"고 강요했다가 고객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된다.

在庫없애 경쟁력 커져

여기서 고객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됐으며, '원투원' 마케팅이 태어났다. 시카고 트리분지(紙)는 최근 '고객을 자본의 일부로 봐야한다.(customer capital)'고 역설했다. 양질(良質)의 고객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매스 마케팅

원투원 마케팅

·가능한 많은 고객에게 한가지 물건을 판매
·상품을 차별화
·새로운 고객을 끊임없이 찾음
·규모의 경제에 초점

·고객 한명에게 가능한 많은 물건을 판매
·고객을 차별화
·기존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포착
·영역의 경제에 초점

21세기 산업중심은 인터넷

기업가들은 예전부터 수공업 단계의 주문생산에서나 가능했던, 고객의 요구에 일일이 대응하고 싶어했다. 80년대말 각광을 받은 '고객만족(CS)'도 '원투원 마케팅'의 전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을 최고로 여긴 대량 소비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많이 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등장이 이 꿈의 실현을 한발 앞당겼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연결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델 컴퓨터는 '인터넷 비즈니스'(e-business)를 활용, 원투원 마케팅을 실천에 옮긴 대표적 기업. 인터넷을 통해 주문형 컴퓨터를 생산-판매, 창업 13년만에 세계 3위 컴퓨터 업체로 부상했다. 고객이 델 컴퓨터의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을 내면, 모든 정보는 '실(實)시간'으로 부품공급업체에 전달된다. 메이커는 주문형 생산시스템'(build-to-order)을 구축, 수시간 내에 주문된 컴퓨터를 생산한다. 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생산에서 배달까지 전과정을 체크한다. 메이커와 부품공급 업체, 고객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형 분업체제'가 형성된 것이다.

인터넷은 '맞춤 서비스'(customized service)를 가져왔다. 전문가들은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인터넷이 앞으로 산업활동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90년대 중반 본격화된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한 주문생산 방식은 '저스트 인 타임(JIT)'과 다품종 소량생산, 유연 생산방식 등을 특징으로 하는 '린 생산방식'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다.

자료원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