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11월 1일부터 빅맥버거 가격을 32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린다고 28일 밝혔다.
이처럼 주력상품인 빅맥을 한꺼번에 20% 이상 가격을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나라의 햄버거 가격을 그대로 놔두고 한국시장에서만 내렸다.
이 회사의 신언식 사장은 "햄버거 판매 부진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고객들이 값을 더 내려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여러 가지 '경기논쟁'을 낳고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 각국에 있지만 가격은 현지의 구매력 등을 기준으로 모두 다르다.
이를 근거로 '빅맥지수이론'이 나왔다. 빅맥지수란 세계적으로 품질, 크기, 재료가 표준화돼 있는 맥도날드 빅맥 햄버거 가격으로 세계 물가와 구매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번 빅맥버거의 가격 인하는 최근 환율이 떨어져(원화가치가 올라) 수출업체들이 아우성이지만 빅맥을 사먹는 보통사람들의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 환율이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빅맥 가격(평균 2.9달러)과 국내 햄버거 가격(2500원)을 비교하면 1달러의 가치는 862원 정도다. 이를 '구매력 환율'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현재 달러 대비 원화 가격(1125원)은 263원가량 높은 수준이 된다.
빅맥 가격은 각 나라의 부동산, 인건비 수준을 반영한다.
대규모 매장을 임대하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운영하기 때문에 임대료와 인건비가 높으면 가격이 비싸지고 비용이 낮으면 가격도 싸진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일본 빅맥 가격은 2.33달러, 한국은 2.72달러 수준이었다.
이것이 이번에 2.22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일본이 10년 불황으로 고전할 때 한국 빅맥 가격은 일본보다 비쌌다.
일각에선 이번 빅맥의 가격 인하가 일본의 경제는 살아나고 한국은 주저앉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기도 한다.
이제 빅맥지수는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패스트푸드 식생활이 성인병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햄버거 수요가 줄어 가격이 구매력을 따지는 기준으로 적당치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스타벅스에서 팔리는 커피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페라테를 빅맥 대신 구매력 지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카페라테(톨 사이즈) 가격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은 2.3달러, 한국은 3.1달러 수준이다. 빅맥지수와는 다른 결과다.
자료원 : 중앙일보, 2004. 10. 29.
빅맥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