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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체계의 총체적 붕괴
정부의 잇단 실정으로 '한국 의료'가 총제적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무리한 의료보험 통합, 준비되지 않은 의약분업 강행 등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 의료체계는 국민 불편 차원을 넘어 이제 파국이라는 막다른 골목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국민들이 의료에 지출하는 돈, 시간, 불편함이 엄청나게 늘어났음에도 의료보험 재정은 ‘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잘못된 의료정책과 열악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폭발 직전의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의료 현실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같은 원성은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당국의 인터넷 사이트마다 한달에 수십~수백건씩 쏟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여론을 반영하는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의료 서비스상의 불편ㆍ민원을 호소하는 차원을 넘어 현 의료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극한적 형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의료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의료보험과 의약분업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사이트에서 한 시민은 ‘의약분업을 했다 해서 의약품 오·남용이 줄었는가. 오히려 의약품 사용이 더 늘었다고 한다. 이렇다면 의약분업은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실패한 정책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매달 보험료를 20만원씩 낸다는 다른 시민은 ‘내 한달 보험료가 내 1년치 치료비보다 많은데 앞으로는 2년치 치료비보다 더 많은 의보료를 매달 내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시민은 ‘준비 안된 의약분업’이란 글에서 ‘국민들은 어찌하여 대통령의 죄송하단 얘길 들어야 하는가. 도대체 시민단체는 누구에게 홀려 의약분업에 홍위병 역할을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사람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도대체 의약분업이 약의 오·남용을 막아줄 거라는 환상을 심어준 사람이 누구였을까? 왜 시민단체가 여기에 벌떼같이 달려들었을까?’라고 물었다.
김 모씨는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작년 의약분업으로 한참 시끄럽던 시절 당시 복지부 장관이 TV에까지 나와 의약분업으로 초창기에는 시민들이 다소 불편할지 몰라도 시간이 좀 흐르면 그런 것은 없어지고, 또한 시민들의 추가 부담은 절대로 없다고 했었다. 지금 현실은 어떤가. 의약분업 초기에 열을 올리며 홍보했던 그것은 다 어디로 갔나? 시민이 봉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가 관절염과 근무력증을 앓고 있다는 한 고등학생은 청와대 사이트에서 “의약분업을 홍보하기 위한 공익광고협의회의 광고에서 ‘지금 당장에야 불편하겠지만…’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료보험을 폐지하고 의약분업을 철회하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사이트에서 한 시민은 ‘이민말고 의료보험에서 빠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달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의료보험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고, 하기 싫은 사람은 자기 돈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시민은 ‘국민 여러분께 정식으로 건의합니다. 우리 의료보험료를 내지 맙시다’는 주장을 폈다.
한 시민은 ‘오늘 병원 한번 갔다오는 데 하루종일 걸렸다. 병원갔다, 약국갔다, 병원갔다…. 몸 힘들어지고 시간 두배 넘게 들고 돈 더 들고…. 누구의 발상인가, 언젠가 문책받을 때가 있겠지’라고 했다. 다른 시민은 ‘의약분업은 실패한 정책’이라며 ‘실패한 정책 의약분업 원점으로 돌려라. 그게 차선책이다’고 지적했다.
최 모씨는 복지부 사이트에 ‘무대책의 의약분업정책 실패가 의보재정을 망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씨는 ‘정부가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무모하게 강행한 의약분업과 이와 관련된 의보재정이 지금 대란을 맞고 있다. 의보재정이 파탄에 이르게 되면 의약분업은 하나마나가 된다. 약의 오·남용 운운하는 정치적 명분만으로 분업 강행을 고집하다가는 의료시스템 전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보재정을 바로잡는 길은 분업 철회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원 : 주간조선 제16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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